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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이야기

커피베리의 피부효과

커피와 피부미용


커피는 건강에 이로울까, 해로울까? 왜 의사들은 툭 하면 진단 말미에 “커피, 담배, 밀가루는 당분간 금하세요”라고 덧붙일까? 커피와 건강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유필문 의학박사가 자신이 그동안 모아온 과학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커피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매월 짚어낸다. ‘커피와 건강’을 통해 분분했던 의견의 실마리를 잡아보자.


지난 해 커피 교육과정에 등록하여 공부하는 수강생 모임에 초청된 적이 있었다. 강의는 ‘커피와 건강’이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는데, 그때 커피가 피부건강에 나쁜 것은 아닌지 하는 질문을 받은 기억이 있다. 평소 커피가 피부건강에 나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여 특별한 문제의식이 없던 터라 그 일은 커피와 피부건강과의 관계를 조명할 수 있는 동기를 만들어 주었다. 당시 필자는 질문자에게 무슨 연유로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대답인 즉, 커피의 검은 색소가 피부에 침착하여 피부색을 어둡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염려 된다는 조금은 엉뚱한 발상이었다.


근 몇 년 많은 화장품 회사들이 커피 내 함유된 카페인을 피부보호 크림이나 로션의 주요 성분으로 사용하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2003년에는 카페인 함유 화장품이 21개에 불과했으나 2006년에는 140개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이들 화장품 회사의 주장은 카페인이 피부 속에 정체되어 있는 수분을 임파선이나 혈관으로 순환시켜 뽑아낸다는 것이다. 비록 일시적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효과는 눈 주위가 푸석푸석 붓거나 다크 서클(Dark Circle)이 생겼을 때 효과적이라고 한다.


Allan Conney박사가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에 발표한 논문은 생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으로, 연구 결과 카페인은 운동과 마찬가지로 자외선에 의한 피부암 발생을 억제시키는 효과가 있음이 밝혀졌다. 또한 카페인 섭취와 운동을 겸할 경우 그 효과는 배가 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사람과 생쥐는 생리적으로 여러 차이가 있어 이 같은 실험결과를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하여 정확한 도출을 위해서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때문에 현재로서는 선 크림(Sun Cream)을 바르는 대신 커피만을 마시고 야외활동을 한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단, 근래 출시된 많은 선 크림에 카페인 성분이 들어 있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커피 속에는 카페인 외에도 많은 성분이 들어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강력한 항산화제가 다량 함유돼 있다는 것은 일반적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사실로 보면 노화방지를 위한 건강보조식품이나 피부로션, 크림 등에 커피 추출물을 첨가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인다. 더욱이 지금까지는 대부분 커피생두의 추출물이나 은피를 정제하여 사용해 왔으나 최근에는 커피체리의 과육 추출물을 항산화제로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때 사용되는 체리는 커피생두를 얻고자 할 때와 다르게 덜 익은 녹색의 열매를 원료로 한다. 녹색의 커피체리에서 추출한 항산화물질의 기능은 석류, 딸기, 블루베리, 라즈베리보다 훨씬 강력한데, ORAC(Oxygen Radical Absorbance Capacity) 검사에서는 녹차의 추출물보다 10배나 강력한 항산화 효과가 있음이 밝혀졌다고 한다. 이 같은 연구결과가 발표되자 미국의 한 화장품 회사에서 덜 익은 커피체리의 과육 추출물을 주성분으로 하는 노화방지용 기능성 피부미용크림을 개발하여 시장에 내 놓았다. 회사의 주장에 따르면 이 제품을 약 6주간 꾸준히 사용하면 피부색이 맑아지고 잔주름이 줄어드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커피가 피부건강에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반대 의견도 상당수 있는데, 이들의 주장은 건강한 피부의 주요 요건으로 적절한 수분을 함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카페인의 이뇨효과는 피부의 수분을 감소시킬 수 있으므로 부정적이라는 것이 그들의 생각. 이론적으로 가능한 이야기일 수 있으나 이를 뒷받침할 뚜렷한 연구결과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다.


정리하면, 커피가 피부건강에 좋지 않다는 연구보다는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그 개연성을 밝힌 연구결과가 더 많다. 따라서 피부미용 때문에 커피를 멀리 하여야 한다는 주장은 지나친 우려가 아닌가 생각한다.


글_유필문


++ 출처 : http://www.coffeero.com/news/news_list.php?id=academ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