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연료

자트로파 재배 붐!! (매경)

NICK.Woo 2008. 2. 9. 12:45
Global] `돈 된다` 재배 러시
자트로파 커카스(Jatropha Curcas, 이하 자트로파)란 생소한 열대식물이 바이오디젤 원료의 신데렐라를 꿈꾸고 있다.

전 세계 열대 지역에서 흔히 자생하는 자트로파는 주로 농장 울타리나 집 담장으로 쓰일 만큼 그동안 활용가치가 낮았다. 일부 의약품의 성분으로 쓰이긴 하지만 특유의 독성으로 사람은 물론 가축의 사료로도 사용이 불가능한 쓸모없는 식물로 여겨져 왔다. 그랬던 자트로파가 최근 바이오디젤 원료 부문의 유력한 잠재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올 2월 뉴스위크지는 자트로파를 ‘녹색황금’으로 비유하면서 비중 있게 다뤘다. 뉴스위크지는 “아프리카에서 경작이 가능한 토지의 25%를 자트로파농장으로 개간할 경우, 자트로파유의 하루 생산량은 2000만배럴(약 3200억ℓ)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자트로파가 최근 들어 주목을 끌게 된 것은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돈 냄새를 맡고 본격적인 투자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말 영국의 대형 석유 회사인 BP(British Petroleum)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바이오에너지 생산회사인 D1오일스(Oils)와 50 대 50의 지분을 투자, 자트로파 재배를 확대하기 위한 D1-BP조인트벤처(D1-BP Fuel Crops Limited)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향후 5년 간 1억6000만달러(약 15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D1오일스가 인도, 남아프리카, 동남아시아에 갖고 있는 17만2000헥타르의 경작지에 우량종의 자트로파를 심을 예정이다.

이안 콘 BP 마케팅 사업부 대표는 “자트로파 재배는 향후 에너지를 보다 안정적이고 발전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회사 전략과도 맞닿아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밝혔다.

필 뉴 BP 바이오에너지 대표는 “자트로파는 다른 어떤 식물보다 척박한 농토에서도 잘 자라기 때문에 바이오디젤 원료로써 뛰어나다”고 높게 평가했다.

이에 따라 자트로파 재배 경작지 확보 경쟁도 치열하다. 지난 5월 초, 미국 시사일간지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지는 영국, 중국, 브라질 등 여러 국가에서 자트로파 경작지 확보를 위해 아시아지역 부동산 매입에 앞 다퉈 나서고 있다고 소식을 전했다.

■ 국내 기업 인도네시아·라오스 진출 ■

국내 기업들도 현재 발 벗고 나서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최근 군인공제회 및 행정공제회와 공동으로 진행한 바이오디젤 투자설명회에서 라오스의 1만5000헥타르 지역에서 자트로파를 재배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인에너지도 지난 6월 인도네시아의 20만헥타르의 경작지에 60년 동안 자트로파 식물을 재배하기로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이종철 코인에너지 홍보팀장은 “인도네시아가 석유 생산국임에도 불구하고 대통령령으로 자트로파 재배를 독려할 정도로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

자트로파가 이처럼 바이오디젤 원료로 각광받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오일 채취량이 기존 다른 작물에 비해 높다. 평균 35%로 100킬로그램의 열매에서 37킬로그램의 기름이 나온다. 생산량도 높다. 신승용 코인에너지 회장은 “팜유의 헥타르당 생산량이 6~7톤 정도 인 데 비해 자트로파는 헥타르당 생산량이 30톤으로 5배에 이른다”고 말했다.

둘째, 비식용 작물이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하고 공급이 안정적이다. 현재 선진국에서 바이오디젤로 쓰는 대두, 팜, 유채 등은 식용으로도 쓰이기 때문에 가격이나 수급 측면에서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이 밖에 자트로파의 수명이 최소 40년 이상이기 때문에 장기간에 걸쳐 수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자트로파는 아직 바이오디젤 원료로 상용화되진 못했다.

대우증권이 지난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자료를 인용해 보고한 세계 바이오디젤 원료 비중을 보면 유채가 83%, 해바라기가 13%, 대두가 2%, 팜유와 폐식용유가 각각 1%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트로파는 조사결과에 없었다.

이응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자트로파는 이제 막 재배하고 연구되기 시작했다. 성공 여부를 따지기에는 향후 몇 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충일 기자]